8.2 인체와 비례
인체의 비례는 어떠한 법칙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고대부터 연구되어 왔습니다. 척도의 기준이 인체에서 근거가 되었으며 그것이 성립될 수 있는 이유도 인체의 비례가 일정한 법칙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체에 대한 비례론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1) 비트루비우스의 황금비례
황금비례는 가장 아름다운 비례로 고대부터 사용되어 왔습니다. 비트루비우스는 아름다운 건축물을 건축하기 위하여 이 비례를 사용할 것을 권했고 고대의 건축물들은 이러한 황금비율로 균형미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황금비례는 인간의 신체가 가지고 있는 비율로 양팔을 벌린 팔의 길이는 신장과 같고 또 다른 신체의 각 부위도 이렇게 일정한 비율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고대 그리스 시대의 창안된 황금분할은 일종의 상가(相加)급수이며, 생물학적 발전과 관계가 많습니다. 그리스에서는 이를 신성한 비례관계라 하여 파르테논 신전 등 고전건축에 많이 이용하였습니다. 황금비는 생물의 구조나 조직 등에서 많이 발견됩니다. 황금분할은 안전한 법칙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적용 범위가 제한되거나 경직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현대 디자인에서는 자극적이고 실험적인 방법으로 비례 개념을 역이용하기도 하는데, 공간에서의 비율은 물체의 중량과 부피, 형태를 고려하여 균형감을 느낄 때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르 코르뷔지에의 모듈러
모듈러(Modular)란 건축가이자 화가인 르 코르뷔지에에 의한 인체 황금 비례법으로 생활에 적합한 건축을 위해 인간의 인체와 관련된 모듈의 사용에 있어 단순한 길이의 배수보다 황금비례를 이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입니다.
즉, 모듈러는 인체 치수와 수학에서 생긴 척도를 측정하는 도구로서 인체의 치수를 기본으로 하여 전체를 황금비 관계로 확립하는 독자적인 조화척도입니다.
모듈러는 인간을 네 개의 기본치수로 보고 있습니다. 즉, 신장이 183㎝인 인간을 기본으로 하고 바닥에서 배꼽까지의 높이는 113㎝이며, 들어 올린 손의 손가락까지는 226㎝가 됩니다. 배꼽의 높이 113㎝를 단위로 하여 113㎝의 황금비 183㎝는 머리 위까지의 높이가 됩니다. 또 113㎝의 2배인 226㎝는 손끝까지의 높이에 해당하고, 226㎝의 황금비 140~86㎝의 지점은 손을 짚은 높이 86㎝로 표시됩니다.
르 코르뷔지에는 이 113㎝를 단위로 하여 만들어진 황금비례의 피보나치 급수(級數)를 적색열(赤色列)이라 칭하고, 그 2배인 226㎝를 기본으로 한 것으로 한 것을 청색열(靑色列)이라 하여 기본 모듈을 만들었으며 이것을 무한한 조화 요소를 가진 맞춤으로 우리의 필요에 의해 다양한 모듈을 제공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3) 모듈의 개념 정립
고대부터 모듈의 개념이 사용되었으나 그것이 확실한 개념으로 정립되지 못하였습니다. 근대에 이르러 르 코르뷔지에는 황금비례와 인체에 대한 연구로 모듈의 개념을 정립시켰습니다. 모듈은 건축 치수의 표준으로 어떤 일정한 크기를 1 모듈로 하여 건축의 다른 부분의 크기를 이 모듈 치수에 비례관계로 정하는 것입니다. 고전건축의 모듈 적용은 아름답고 균형 있는 건축물의 축조에 그 의의가 있었지만 근대의 모듈은 인간생활에 적합한 건축물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르코르뷔지에의 모듈이 인체치수에 근거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모듈이란 용어를 국제어로 사용한 것은 1960년 ISO 회의에서 결정한 이후로 현대의 모듈은 건축이 공업 생산화에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모듈을 사용함으로써 인간에게 적합한 건축 외에 비용 절감, 재료 절약, 공기단축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획일화되기 쉬운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단점을 장식이나 색채의 적절한 사용으로 보완할 수 있습니다.
8.3 건축의 모듈 계획
1) 건축모듈의 개요
건축모듈이란 구성재의 크기를 정하기 위한 치수의 조직을 말합니다. 그리고 척도조정(Module Coodination : M.C)이란 모듈에 따라 전면적인 치수조정을 성취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건축을 공장 생산화함에 따라 구성재 부품 치수를 표준화하여 조립을 합리화하기 위한 치수 계열 및 이에 대한 적용을 위한 규칙을 정하는 것을 의미하며 그 목적은 건축산업의 합리화와 건설비 절감에 있습니다. 치수 표준을 조정함으로써 구성재의 종류를 한정하고, 상호의 조합이 자능하여 호환성이 있는 구성재를 공급합니다. 결과적으로 설계 작업이 간편하고 단순화되며, 대량생산이 용이하고 공사비가 절감되며 현장 작업이 단순해지고 공기가 단축되는 장점이 있지만, 동일 형태가 집단을 이루어 단조로운 느낌을 줄 수 있으며 건축 배색을 신중히 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2) M.C에 의한 설계
-설계도는 조립도와 부품도로 구분되고 조립도는 부품과 조립 기준선과의 위치 관계를 규정하며 부품도는 공장생산에 의해 양산될 경우 필요 없게 됩니다.
-조립도는 Z도(평면), X도(단면), Y도(입면)로 구성되고 모든 요소 부품의 위치가 규정됩니다.
-건축생산의 공업화에는 건축재료 생산의 공업화, 건축공사의 기계화, 건축부품의 양산화가 세 방향이 있고 현재로서 모듈과 설계에 가장 큰 과제입니다.
3) 모듈 사용 방법
-모든 치수는 M(10㎝)의 배수가 됩니다.
-건물의 높이는 2M(20㎝)의 배수가 됩니다.
-건물의 수평 치수는 3M(30㎝)의 배수가 되도록 합니다.
-모든 모듈상의 치수는 공칭치수를 말하며 제품 치수는 공칭치수에서 줄눈 두께를 빼야 합니다.
-창호의 치수는 문틀과 벽 사이의 줄눈 중심선 간의 치수가 모듈 치수에 일치해야 합니다.
-고층 라멘 건물은 층 높이 및 기둥중심 거리가 모듈치수여야 하고 장막벽 등은 모듈 제품 사용이 가능해야 합니다.
-조립식 건물은 조립부재 줄눈중심 간 거리가 모듈치수에 일치해야 합니다.
8.1 건축과 비례
비례란 구성 요소들 간에 서로의 길이, 넓이, 부피, 무게 등에 있어 상대적인 양적 관계를 말하는데, 건축 형태는 산술적이며 기하학적인 특성을 가지므로 비례는 형태의 척도와 공간의 지각을 발생시키는 자극 요인이 됩니다.
건축 및 실내 디자인에 있어서 공간에는 항상 비례가 존재하며 전체 건축물, 실내 공간 그리고 가구 및 개구부 등의 건축 및 실내 구성 요소들은 폭, 길이, 높이에 있어서 치수와 서로 관계되며 한 공간의 비례는 평면, 입면, 단면의 3차원적으로 동시에 고려햐여야 합니다.
평면의 비례는 공간에서 기능을 위해 필요하며 비례가 적절하지 못하면 기능적인 요소가 불균형을 이루어 실내에서의 행위, 적절한 가구 배치 등은 불가능하게 됩니다. 그러나 서로 다른 비례의 평면과 그 조합은 공간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단면의 비례는 기능적인 면에서 고려해야 하는데, 인간의 시점(視占)과 천장 높이는 단면의 비례를 결정하는 요소로서 천장고가 낮은 실내는 사람에게 친밀감을 줄 수 있지만 시각적으로는 답답함을 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천장 높이가 높은 실내는 장대하고 초자연적인 느낌을 주지만 억제된 감정을 유발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적절한 비례는 휴먼 스케일(Human Scale)을 기본으로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비례 체계는 건축물의 각 부분과 부분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부분과 전체와의 연속적인 시각적 연관성을 이루게 됩니다. 이처럼 공간과 형태에 대해 질서 감각과 연속성을 부여하는 비례관계는 우리들의 건축물에 대한 시각적 쾌감을 느끼는 데에 영향을 미치는 원리 중의 하나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우수한 건축물은 대부분 아름답고 세심한 비례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례의 기본은 항상 인간이며, 자연 상태의 동식물에서도 훌륭한 비례체계를 찾아볼 수 있으므로 더욱 연구하고 발전시켜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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