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조의 효과
대조란 성질이나 양이 전혀 다른 둘 이상의 요소가 동시에 배열되어 서로의 성격이 더욱 돋보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어떤 성격과 정반대의 성격을 병치하여 서로 성격을 강하게 만들어 전체적으로 강력한 인상을 주는 것을 대조(대비, 대립)라고 합니다.
전부터 크고 작음, 넓고 좁음, 높고 낮음, 곧고 굽음, 가볍고 무거움, 밝고 어두움, 위와 아래 등의 대비적인 성격을 짝짓는 방법으로 조형예술 분야의 조화에 많이 응용되었습니다. 그 밖에도 흑과 백, 원형과 사각형, 강과 약, 청색과 적색, 부드러움과 거침 등에서 대조의 원리를 알 수 있으며, 점, 선, 면, 방향, 크기, 명암, 질감, 색채 등의 모든 요소에서 대조의 원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대조는 대립과 반대와 변화로 흥미를 자극하고 흥분시킬 수 있는 역동적인 효과의 기본입니다. 그 때문에 극적이고 활기를 불어넣는 기초가 됩니다. 대립이나 반대 또는 변화가 없는 구성은 무미건조하고 단조로운 것이 되기 쉽습니다. 어떤 디자인에서든 어느 정도의 변화는 필요한 것입니다.
대조는 조화에 대한 멋과 풍미를 살리기 위한 조미료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이것이 감동과 흥미, 극적인 즐거움을 주며 보통의 경우 잘 사용하지 않아 경우에 따라 사용하면 강력한 느낌이나 독특한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대비현상에는 크게 공간대비와 시간 대비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주로 조형예술과 관계되는 것으로 하나의 시야 속에 상이한 성격을 띤 것이 병치 되었을 때 발생하는 대비 현상을 공간대비 현상이라고 합니다. 광장이나 사원의 주공간과 부공간은 공간대비의 하나입니다.
시간 대비란 주로 음악과 관련되지만 건축과도 관련되는 것으로 서로 다른 성격의 자극이 시간차를 두고 주어지고 이들 양자가 서로 깉은 인상을 주는 대비현상을 말합니다. 특히 대규모 건축물과 같이 전체가 하나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고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체험해야 하는 경우 시간 대비는 매우 중요하며, 이것은 심리적인 잔상에서 오는 현상입니다. 이것에는 양성잔상과 음성잔상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한편, 양성잔상이란 그렇게 강하지 않은 단시간의 자극이 있을 때 이것이 제지된 후에도 같은 자극이 계속되는 것 같은 느낌을 남기는 현상입니다. 그리고 음성잔상은 오랜 시간의 강한 자극이 계속된 후 이것을 제거하면 전의 자극과 반대의 자극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큰 것을 본 후에 바로 작은 것을 보면 실제보다 작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현상입니다. 좁고 어두운 복도를 거쳐 밝고 넓은 공간 들어가면 실제보다 더 크고 웅장한 공간으로 인식하는 것도 이와 같은 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화는 작은 변화에 의해 아름다움을 추구하므로 신선한 충격이 없는데 반해, 대조는 큰 변화를 통해 욕구를 충족하려는 것입니다.
통일이나 반복 또는 조화의 원리는 질서정연하고 작은 변화를 추구하며 지루함을 갖게 하지만 대비의 원리는 강한 자극으로 신선한 느낌이나 생동감 또는 율동감을 줍니다. 그러나 대조가 너무 강하게 되면 파조(破調)가 되기도 합니다.
대조의 사례
대비는 균형을 이루면서 조화를 이루기도 합니다. 이 같은 현상은 자연이나 생명체에서 많이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하늘과 땅, 남과 여, 빛과 그림자, 물과 불, 산과 강, 선과 악, 양과 음 그리고 동물과 식물 등이 이러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연의 현상 중에서 동물은 산소를 호흡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 식물은 반대로 이산화탄소를 흡입하고 산소를 배출합니다. 이러한 현상 또한 대자연의 대비적 조화라 할 수 있겠습니다.
태극마크는 양(陽)과 음(陰)의 상징입니다. 여기서 양은 활동적이고 적극적이며 남성적인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하늘, 불, 빛, 열 등이 그것에 속합니다. 음은 비활동적이며 수동적이고, 여성적입니다. 물, 땅, 차가움, 그림자와 같은 것을 의미합니다.
상대적 욕구 심리가 있는데 이는 인간은 한쪽의 것만 가지고는 만족하지 못하는 잠재 욕구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울 때는 시원한 것을 찾고 반대로 추울 때는 따뜻한 것을 찾는 것처럼 말입니다.
주제는 통일, 조화, 반복 등의 정적인 원리를, 부제는 이와는 대조되는 흥미, 생동감, 신선함, 율동감 등을 줍니다. 예를 들면 영화나 연극에서 극 중 선인(善人)을 돋보이게 하려면 선인이 주조이고 악인이 종속됩니다. 그리고 흰색을 강조하려면 검은색이 배경을 이룰 때 더욱 강조됩니다.
한편, 파조는 주제에 대한 부제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제가 없고 무질서하게 됩니다. 이는 전체적 통일성을 해치지 않고 주제가 모호하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대비의 원리는 음악, 문학, 연극 등의 분야에서도 많이 이용됩니다. 대조는 하나, 둘 또는 여러 개의 대상 속에 나타납니다. '어둠 속의 가로등 불빛 하나', '백로들 속의 까마귀 한 마리'. '양 떼 속의 늑대 한 마리'에 있어서 각각 전자인 어둠, 백로, 양 떼가 주제이고, 후자인 불빛, 까마귀, 늑대는 부제입니다. 그런데 보기에 따라서 또는 상황에 따라서는 주제와 부제가 서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건축에 있어서는 사각형 창문의 반복 속에 원형 창문, 유사한 색상의 건물군 속의 상반된 보색 계통의 건물, 저층 건물군 속의 초고층 빌딩, 사각형 건물 속의 원형 건식인 덕수궁과 양식인 석조전 건축물 등에서 우리는 대조의 원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대건축은 강한 인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대조의 원리를 형태 조화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에서 우리는 조화란 미적 대상을 구성하는 부분과 부분 사이에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모순되는 일이 없이 질서가 잡혀있는 것을 의미하며 조화의 방법에는 서로 비슷한 요소들을 통해 이루어지는 유사성에 의한 조화와 상반되는 요소를 대치시켜 상호 간의 특징을 더욱 강조하는 대비에 의한 조화가 있음을 살펴보았습니다. 건축을 디자인을 하면서 주제로서 전자와 같이 조화를 추구하되, 때로는 부제로서 후자와 같은 대조의 원리를 가미한 디자인을 통하여 감동과 흥미 및 변화성을 작품에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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